著書/삼계탕(2005)
트리오 아이들
온달 (Full Moon)
2015. 4. 10. 19:25
트리오 아이들 / 석현수
세아이와
아이를 데리고온 어머니가
단상에 서다.
한아이는 턱에 바이얼린을 바치고
또 다른 아이는
키 보다 큰 첼로를 마루에다 고정시켰다.
막내인듯 작은 키 아이가 피아노로 가다
큰 눈으로 주위를 살피던 아이들
앳딘 연주를 시작하다.
순수도 하여라.
영혼을 불러
마음속을 맴돌고 사라지는 선율
어떤것은 명상곡 아님 찬송가 같기도 했고
아침 맑은 음악회
복음되어 가슴에 사뿐하다
세월가면 언젠가는
화려한
무대조명을 받을 트리오
가슴이 자랄 만큼
음악도 완숙해 지겠지
기다리지 않으리라
차라리 기성의 세대라면
파아란 싹으로
봄빛을 갓 쏘이며 나들이 하는 듯
가능성 만으로 너희 세 자매 트리오를 남겨두고 싶구나
작은 정물(靜物)로 내 눈속에
오래 기억될
어머니와 아이들
* 러시아 유학중인 세자매 트리오의 연주회를 감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