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 (Full Moon) 2015. 4. 11. 17:10

25시 / 석현수 

 

 

낮도 밤도 서로가 버린

장외(場外)시간, 25시   

 

매너모드의 떨림도

음성 메시지조차 하나 없는

깡통이 된 휴대폰  

 

어렵사리 비밀번호 넣어

접속이 된 인터넷에는

수두룩한 스팸 메일

백해무익(百害無益)한 것들 뿐  

 

우편함에 밀어 넣은

몇 동 몇 호 세대주 앞

일괄 배달된

백화점 쿠폰 뭉치  

 

현관문에 매달린

광고물(廣告物)도

장단이 맞지 않아

아이도 없는 집에 왠 학습 전단지(傳單紙)  

 

반가울 것도

기다려질 것도 없는

뉘 집 개가 물어다 놓은 듯

어정쩡한 무료(無聊)시간, 2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