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출신입니까 서문
책을 내면서
모든 일상을 사랑하고 싶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심지어 잊혀져간 것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우리들은 눈만 뜨면 신문을 뒤척이고 방송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간밤의 사건 사고를 찾아 헤맨다. 굉장히 큰 것들에만 맛 들인 우리의 취향이다.
역사가 역사적인 굵직한 것들로만 되는 것이 아니듯, 바다도 격랑과 해일만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고요함과 순풍이 바다의 일상이다. 인생이란 평범한 매일의 삶의 점철이고, 이러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역사다. 분노와 격함과 세상을 위한 외침이 없다. 너무 무겁고 버거운 글감들은 애써 피했다. 모든 소재는 주위의 일상의 평범한 것들로부터 찾았기 때문에 스릴도 박진감도 없다. 보통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늘 싱겁고 덤덤하기 마련이다.
제 자리에 제대로(well) 존재(being)하는 것이 웰빙(well-being)이다.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스스로에게 정직해 지고 싶었다. 나름대로의 소박한 웰 빙 상차림을 해 보았다. 초란 같은 글들도 곁들였다. 껍질에는 아직도 암탉의 힘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것이다. 씨알의 크기에 조금도 괘념하지 않기로 한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과의 관계개선을 노력중이다. 자신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를 살펴보며 화해를 해 나가고 있다. 나를 따라다니는 그림자를 지우며 글을 쓴다. 태양이 있는 한 그림자야 또 생겨나겠지만, 그래도 그것을 뛰어 넘어보려 애를 쓴다.
외람되지만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 이젠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과 내가 가지 않은 길들에 대하여 욕심을 버리고, 화려한 것을 꿈꾸지 않기로 한다. 아직도 솟구치는 에너지는 오직 아름다움을 위해서만 분출할 생각이다. 끝으로 그동안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부족한 글들을 모아 다듬어서 책으로 묶어주신 장호병 북랜드 출판사 사장님께 감사드리며, 화요수필 문우들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는 바이다.
2010년 6월
석현수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