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日常小小

민들레 꽃

온달 (Full Moon) 2015. 4. 22. 11:16

 

 

 

민들레꽃에는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에 한 왕이 살고 있었는데, 신하나 백성들 앞에서 단 한 번의 명령밖에 내릴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고 한다. 왕은 군대를 통솔한다거나, 왕자나 공주의 혼례를 치를 때도 아무런 명령을 내릴 수 없어 깊은 우울증에 빠졌다. 언제 그 명령을 내려야 할까를 고민하던 왕은 자신의 운명을 그렇게 만든 하늘의 별들을 원망하면서 복수를 결심했다. 몇 날 몇 달을 궁리한 끝에 마침내 단 한 번의 명령을 내린다.

 

“이 못된 별들아! 모조리 땅에 떨어져 꽃으로 피어라! 내 너를 밟아 주리라.”

별들은 주르르 땅에 떨어져 노란 민들레꽃이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왕은 물론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민들레꽃을 마구 밟고 다니게 되었다는 전설이다. 그런 연유라면 민들레는 운명적으로 밟히면서 피어나는 꽃이겠다. 사람들의 눈길은 뜸해도 벌, 나비들은 그 슬픈 전설을 아는 듯, 동그란 얼굴에서 종일 붕붕거린다.

 

                                                                                                       < 아동문학가 이재순의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