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 (Full Moon) 2015. 7. 10. 09:46

 

                 사진제공: 빌라니

 

 

이젠

말을 버릴까 싶네

몇백 년 늙어버린

말과 울음에게

가서 쉬어라

가서 쉬어라

 

거대한 하늘 물뿌리게

봄비 적시는 이날에

작별하고 싶네

 

겨우네 노래 하던 새

묘지에서도 노래 하던 새

몇 백년 그럴 양으로

성대가 더욱 트인

새여 노래여

날아가거라

날아가거라고

손짓해 보이고 싶네

 

소리내는 모든 건

내 하늘에서

석양으로 저물어 가고

청정한 고요하나

남은 삶의

실한 고임돌이었으면 싶네

                         

          김남조 시인의  <고 요  全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