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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이 달라졌어요

온달 (Full Moon) 2016. 5. 27. 08:31



 


옛 직원 하나가 암 투병 중 이라기에
간신히 수소문해 연결 되었다만
그 양반 부인에게 냉랭 무안 꼴을 당했다
남편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마당에
문안전화가 무슨 대수이랴
시절이 달라진 줄 도 모르고
맹한 전화질이라니
밥줄이 연결되어있을 때 위아래 이었던 걸 가지고


건더기 없는 격려를 한답시고
“같이 일하며 잘 챙겨 주지도 못했는데, 위로라도
드렸으면 해서요.”


부인의 소리는 여전히 목을 풀지 않았다
“그럴 줄 알았으면, 있을 때 좀 잘하지 그랬어요.”


한파 같은 냉대가 섞이었다
“남편은 밖에서 산보 중이예요.”


높은 자리 앉은 다는 건
많은 사람의 땀을 먹고 사는 일
그렇다고 일일이 보답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
피라미드식 조직에서
선택되는 한 사람 보다
서운한 탈락자가 늘 많은 법이다
승진 없는 세상에 조용히 살고 있는 사람을
잊고 지나도록 해 줄 것을
이런 철딱서니 

 

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