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모음/운문

콩나물 / 이정화

온달 (Full Moon) 2016. 9. 16. 15:06

나는 세상 시루에서 매일

비애의 검은 보자기를 뒤집어 쓰고

신이 문풍지로 펄럭이며 소통하시는

처소의 윗목에서

때맞춰

'깨어 있거라, 정진하라'

정수박이로 부터 맑은 물줄기 쏴아

세뇌 당하며

내 사상은 조금씩 조금씩 웃자란다

전혀 겸손하지 않게

뻣뻣이

허여멀쑥히

골똘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