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日常小小

아주머니 시비

온달 (Full Moon) 2016. 10. 18. 09:05


 사모님을 "아주머니"로 불러 영창을 살고 나왔다는 우스개 소리가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호칭은 오래전부터 많이 인플레이션이 되어 버렸는데 지금와서 뜬금 없이 "아주머니" 소동이라니.


 명동에 나가 "사장님" 하고 불렀더니 모두가 돌아다보며 사장이더라는 노래 가사 처럼 낯선 남성의 통칭은 "사장님"이다. 부르는 사람은 불러서 즐겁고 듣는이는 들어서 즐거운 것인데 아무렴이나 높이 불렀다면 그깐 것으로 시비가 될 수 있었을까?  낮게 평가절하해서 불렀으니 탈이 났겠지.


  또한  여성 분은 중년만 넘어도 어딜가나 모두 "여사님"으로 통한다. 옛날이면 나라의 First Lady 에게만 붙여드리던 호칭 아니던가? 여사라 인플레 시켰다고 시비가 된 경우는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들은 여사 됨을 자연스레 여기며 반기고 즐긴다.


  방송인은 군 부대의 높은 분의 부인을 "아주머니"라고 불렀다고 영창을 가야 했다고 개그를 했다. 그는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으로 꾸몄지만 그러나 정작 피해를 본 것은 방송인이 아니라 군이란 집단이다. 호칭이야  "아주머니"를 아주머니라 불렀으니 무슨 잘못이 있겠나 마는 이런 하찮은 일 따위로 남의 집 귀한 자식을 영창이나 보내는 설정을 해 놓고 웃겼으니 마치도 사악하고 분별없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 군이라는 뜻으로 오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호칭이란 상대에게 베푸는 미사여구나 장식 같은 것이어서 영양가가 하나도 없는 빈 숟갈 입에 물리기다.  그러니 사장님도, 사모님도, 여사님도 어느 것을 쓴들 어떠하랴.  특별히 억한 감정으로 염장을 지를 의도가 없다면 내리기(Deflation) 보다는 상대를 기쁘게 할  올리기(Inflation) 쪽이 더 좋지 않겠는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바람 부는 날 입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대접 받기를 바라거든 상대를 먼저 대접 해 주라는 말은 이런때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호칭이 액면가 보다 너무 높게 책정되었노라고 화내는 사람은 세상천지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