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日常小小

영영, 가정법 과거완료가 되기 전에

온달 (Full Moon) 2018. 4. 29. 16:34




영영 가정법 과거완료가 되지 전에

 

가정법을 배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하나 있다.

가정법 과거완료 문장이다. 가정법 과거완료는 과거 사실에 반대되는 것이라는 것도 외워야 하겠지만, 그보다도 아래에 있는 예문이 하도 좋아 오래 기억에 담아 놓고 있다.

 

If 주어 had + p.p 주어 + would + have p,p (과거사실의 반대)

If I had known you better then, I would have said those three old words, "I LOVE YOU".

을 도치구문으로 만들면

Had I known you better then, I would have said those three old words, "I LOVE YOU".

그때 내가 당신을 더 잘 알았더라면, 어렵쟎은 세 글자 "널 시링 한다" 라는 말을 했었을 것을.   


우리들은 이웃을, 친구를, 가족을, 가까이 있는 사람을 향해 사랑한다는 말을 얼마나 하고 사는지? 그리고 그 말이 어쩌면 그렇게 진부해 보이고 신파조 유행어 같기도 하고 또한 쑥스럽게 보였는지. 지나고 보니 그 말이 결국 낡고 헤져 '사랑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도 되레 거북스러워진 나이가 되어버렸다. 사랑은 아무리 주어도 샘처럼 마르지 않고 자꾸 솟아나는 것이라는데 왜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을까. 자기애自己愛에 도취되어 살다보니 사랑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었던 것일까? 몸에 착 들어붙었으면 좋았을 ‘사랑’이란 말이 이제는 어렵게 별도의 발성 연습이라도 해야 할 만큼 낯설다. 우리들의 꽃 시절은 다 지나간 것일까.

 

가정법 과거완료는 과거 사실에 반대이다. 당신을 잘 알지 못했었기에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었던 것이다. 지난 날 아끼다가 이미 초가 되어버린 '사랑 한다‘는 말, 쑥스러워서 입 밖에 내지 못해 입천장에서 말라 붙어버렸던 세 글자, 'I LOVE YOU'를 소리 내어 연습해 본다. 이 나이에 대상이 누구이든 무슨 상관이랴. 그것이 가족이어도 좋고 정든 친구이어도 좋다, 마음에 꺼진 불을 다시 지필 수만 있다면, 아무렴 꽃송이 같은 손자 손녀이면 더욱 안성맞춤이겠지. 더 늦기 전에, 사랑이 가정법 과거완료 시제로 영영 굳어지기 전에, 자주 자주 사랑노래를 입담아 가슴을 녹이고 싶다. 그 진부했고 어정쩡했고 쑥스러웠던 세 단어 'I LOVE YOU'을 가정법이 아닌 직설법 형태로 바꾸어 나가리라. 


2018. 4. 29

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