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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꽃처럼

온달 (Full Moon) 2019. 6. 15. 09:51






우리도 꽃처럼

                            오광수 시인

 

우리도 꽃처럼 피고 질 수 있을까

길고 긴 인생 길, 피고지며 살 수는 없나

한번은 라일락이었다가, 이름없는 풀꽃이었다가

가끔은 달맞이 꽃이면 어떨까

한겨울에도 눈꽃으로 피어

동짓날 밤, 시린 달빛과 어우러져

밤새 뒹굴면 안될까.

 

맹렬하게 불타오를 땐 아무도 모르지

한번 지면 다시는 피어날수 없다는걸

뚝뚝 꺾여서 붉게 흩어지는 동백꽃잎

 

선홍빛처럼 처연한 낙화의 시절에

반쯤 시든 꽃, 한창인 꽃이 그립고

어지러웠던 청춘의 한 때가 그립네

 

막 피어난 백목련, 환하기도해라

그 그늘 아래로 조심스레 한발씩

저승꽃 피기전, 한번쯤 더 피어나서

궁상각치우로 고백할 수 있을까

 

봄바람 가득한 꽃들의 가슴에

 

사랑한다고 저릿한 고백 할 수 있을까

단 한번 피었다가 지는 사람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