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 (Full Moon) 2019. 7. 31. 09:11





을숙도


                                       정완영


세월도 낙동강 따라 칠백리 길 흘러와서
마지막 바다 가까운 하구에선 지쳤던가
을숙도 갈대밭 베고 질펀하게 누워있데


그래서 목로주점에 대낮에도 등을 달고
흔들리는 흰 술 한 잔을 낙일 앞에 받아 놓으면
갈매기 울음소리가 술잔에 와 떨어지데


백발이 갇대처럼 서걱이는 老 사공도
강물만 강이 아니라 하루해도 강이라며
金海벌 막막히 저무는 또 하나의 강을 보데



정완영: 조선일보 신춘문에 시조 당선, 한국시조 시인협회 부회장.
육당문학상, 만해시 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이설주 문학상 수상
자료출처 : 월간문학 606호 (201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