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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야(雪 夜)

온달 (Full Moon) 2019. 10. 10. 20:33





설 야(雪 夜)


                          김광균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衣裳)을 하고

흰 눈이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김광균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衣裳)을 하고

흰 눈이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