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稗說
重修挽日菴記
온달 (Full Moon)
2020. 3. 31. 14:46
열흘만 살다가 버리는 집이 누에고치이고 여섯 달만 살다가 버리는 집이 제비집이며 한 해만 살다가 버리는 집이 까치집이다. 그런데도 그 집을 지을 때 누에는 창자에서 실을 뽑아내고 제비는 침을 뱉어 진흙을 만들며 까치는 열심히 풀과 볏짚을 물어 오느라 입이 헐고 꼬리가 빠져도 지칠 줄을 모른다.
정약용의 <중수만일암기重修挽日菴記> 중에셔
重修挽日菴記
十日而棄者。蠶之繭也。六月而棄者。鷰之窠也。一年而棄者。鵲之巢也。然方其經營而結構也。或抽腸爲絲。或吐涎爲泥。或拮据荼租。口瘏尾譙而莫之知疲。人之見之者。無不淺其知而哀其生。雖然紅亭翠閣。彈指灰塵。吾人室屋之計。無以異是也。使吾人必百年而棄之。猶不足爲。矧脩短未定哉。使吾人必廕其妻孥。傳之雲仍。猶不足爲。矧剃染爲僧哉。僧而繕室屋者。其非自爲身謀可知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