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때리기 (辯Ⅱ) /석현수
먼저 초를 치겠습니다
돼 먹지 않았다고
푸성귀 같다고
상위에 올려놓을 물건은 아니라고
억세고 다듬지 않아
뻣뻣하고 볼품도 없으니
보긴 하더라도
읽진 말라고
그래도 읽었으면 기억하지 말아 달라고
생물(生物)같이 피둥 피둥한 것을
작품이랍시고
손질을 하다보니
처음 의도에 본의 아니게 벗어나
소금친 간 고등어가 되어
더 비릿해 졌슴을 양지 바랍니다
문둥이 아이낳아 주물러 죽이듯
딴에는 이래저래 다듬어 보지만
만질수록
시는 본래의 모습에서
점점 더 멀리 달아나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