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온 천국
석현수
보고 싶고
늘 그리던 아이들이 한곳에 모였다
찜통 같은 더위도
천국이니 덥지 않고 그저 따뜻할 뿐이다
적막함이 돌았던 집이
옛날 옛적 아옹다옹 하며
셋 아이를 키우던 그 때 분위기로 되살아났다
둘째가
막 돌 지난 아기를 데리고 친정을 찾았다
셋째가
갓 난 아기를 안고 친정을 찾았다
둘 다 모두 당분간 친정에서 쉬겠다고 했다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이곳을 천국으로 알고 찾아들까?
편히 몸 추스를 곳
친정 집 만 곳이 어디 있으랴
가진 것이라곤 두 사람 근력뿐인데
힘 있을 때 돌봐줘야지
부르는 곳은 두 곳
양쪽을 한 곳에
동시 상영하는 수밖에
콧구멍 만 한 방
냉방도 없는 곳에
악명 높은 대구 폭염까지
무더위쯤이야 아기들의
벙긋한 웃음 한 번에 실려 나고
환경은 지옥이나 마음은 모두가 천국 이었다
매미 한 마리 울면
온 동네 놈 다 따라 울듯
한쪽 놈이 울면
다른 놈도 울음보를 터뜨린다
어린‘나무 십자가 합창단’양성소쯤이다
모처럼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기저귀도
종이로 슬쩍 슬쩍 갈아 끼우니
시절 또한 천국이다
부부는 정情의 르네상스를 맞았고
아기들은 울음으로 천국을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