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모음/운문

춘추

온달 (Full Moon) 2015. 5. 5. 17:34

춘추 春秋

                        김광규 한양대 명예교수

 

 

창 밖에서 산수유 꽃 피는 소리

 

한줄 쓴 다음

들린다고 할까 말까 망설이며

병술년 봄을 보냈다

힐끗 들여다 본 아내는

허튼 소리 말라는

눈치였다

물난리에 온 나라 시달리고

한 달 가까이 열대야 지새며 기나긴

여름 보내고 어느새

가을 깊어갈 무렵

겨우 한 줄 더 보탰다

 

뒤 뜰에서 후박나무 잎 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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