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모음/운문

삼월 임영조

온달 (Full Moon) 2018. 3. 9. 20:06




삼월

 

밖에는 지금

누가 오고 있느냐

흙먼지 자욱한 꽃샘바람

먼 산이 꿈틀거린다


나른한 햇볕 아래

선잠 깬 나무들이 기지개켜듯

하늘을 힘껏 밀어올리자

조르르 구르는 푸른 물소리


문득 귀가 맑게 트인다

누가 또 내 말 하는지

떠도는 소문처럼 바람이 불고

턱없이 가슴 뛰는 기대로

입술이 트듯 꽃망울이 부푼다

오늘은 무슨 기별 없을까

온종일 궁금한 삼월

그 미완의 화폭 위에

그리운 이름들을 써놓고

찬연한 부활을 기다려본다


임영조 (1943-2003 시인)

충남 보령출생 1970년 『월간문학』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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