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日常小小

밥 한번 먹자

온달 (Full Moon) 2018. 8. 13. 07:11





 밥 한번 먹기가 그렇게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밥 한번 먹자"는 친구간에 굳이 안 해도 될 인사말로 변해 버렸습니다. 밥 한번 먹자에는 뒤에는 반드시  구체적인 한 번이란 설명이 있어야 완전한 문장이 됩니다.  언제 어디서가 생략된다는 것은 헛소리가 됩니다. 나는 별로 당신과 친하지 않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런 걸 가지고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냥 해 보는 말이거니, 그래서 화답도 건둥 건둥 "그래 그러자"입니다.


 밥이 귀한 대접이 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한끼의 식사가 평생 기억할 좋은 인연이나 가르침으로 기억될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진수성찬을 차리는 수고를 동반하는 초대가 아닙니다. 그냥 지갑한번 열어보고 배춧닢 몇장이 보이면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도회지 생활은 서로 손 전화를 칠 수 있는 가까운 시공간에 서로가 살고 있습니다. 오늘 점심시간 당장 시원한 콩 국수 한그릇을 나눌 수 있어도 좋습니다. "밥 한번 먹자"는 사이가 아니라,  오늘 몇시 어디서 만나자는 완성된 문장으로 서로간의 화법을 바꾸어 보면 어떨까요. 

2018. 8. 13

 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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