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모음/운문

그런, 절명시(絶命詩)

온달 (Full Moon) 2019. 9. 7. 09:56






그런, 절명시(絶命詩)

 

                                        김분옥

 

새벽, 어둠 익숙한 신문 냄새 맡으며, 또,

또, 놀라네.

절명(絶命)

 

초면 약속, 눈깃 용하게 모여, 주저 없이 나란히 절명.

수다 섞인 음식, 눈물 함께 먹으며, 미친 듯 뒹굴면서 절명.

세상만사 아득, 작은 한 줄기 희망 빛, 전혀 없어 절명.

종내, 어떤 신에게, 어떤 가호도 받지 못한 채, 그렇게 절명.

 

스스로 목숨 끊어 가여운 영혼들, 심장에 박혀

지금 나 울면서 시 쓰네,

그런, 절명시.

 

오락으로 선택되는 죽음은 단연, 없다는 거….

                                         자료출처: 대구문학, 2019. 9  69쪽



 

김분옥.

1994년 계간지 '문예한국' 으로 등단.

한국문협. 대구문협. 대구시협. 대구여성문학회 회원.

작품집으로는 '흔들리는 영상' '망천' (공저) 등 다수.





 


'좋은 글 모음 > 운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운 시냇가   (0) 2019.09.12
섬진강 김용택  (0) 2019.09.11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0) 2019.09.05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0) 2019.09.04
어느 대나무의 고백  (0) 2019.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