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절명시(絶命詩)
김분옥
새벽, 어둠 익숙한 신문 냄새 맡으며, 또,
또, 놀라네.
절명(絶命)
초면 약속, 눈깃 용하게 모여, 주저 없이 나란히 절명.
수다 섞인 음식, 눈물 함께 먹으며, 미친 듯 뒹굴면서 절명.
세상만사 아득, 작은 한 줄기 희망 빛, 전혀 없어 절명.
종내, 어떤 신에게, 어떤 가호도 받지 못한 채, 그렇게 절명.
스스로 목숨 끊어 가여운 영혼들, 심장에 박혀
지금 나 울면서 시 쓰네,
그런, 절명시.
오락으로 선택되는 죽음은 단연, 없다는 거….
자료출처: 대구문학, 2019. 9 69쪽
김분옥.
1994년 계간지 '문예한국' 으로 등단.
한국문협. 대구문협. 대구시협. 대구여성문학회 회원.
작품집으로는 '흔들리는 영상' '망천' (공저)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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