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모음/운문

나는 얼마나 그림 같은지

온달 (Full Moon) 2020. 7. 16. 09:08

 

나는 얼마나 그림 같은지

                                            이 향 아

 

 

이렇게 쉬이 뒤돌아 볼 줄 알았더라면

슬퍼하지 않아도 될 걸 그랬다.

가라앉은 가을 강 수정 같은 마음으로

 

'추억이야'

 

말할 수 있는 날이

이토록 쉬이 올 줄 알았더라면

바장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지금 이름 높이 부를

빛나는 눈물 있어

나 가난하지 않고

지금 내려놓을 무거운 멍에 있어

나는 얼마나 그림 같은지

나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렇게 달빛 우러러 살 줄 알았더라면

눈앞 캄캄하지 않았을 것을.

강물에 무심히 잎새 하나 띄우듯

추억하나 노래처럼 띄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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