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노숙 / 석현수
동경의 위세야
빌딩의 숲으로 거세어도
아침 공원 광경은 참담하다
아침 새 처럼 쪼그리고 앉아
웅성되는 노숙자들
모두가 축복될 수 없는
일등국의 앞과 뒤 그늘진 사각지대
아침 까마귀
떼지어 빌딩사이로 나는
동경 신주쿠 중앙공원.
플라스틱 생수병 하나와
무가지 신문조각 두어장으로
세월을 읽는 그들
서울역 지하도
거적에 늘어진 개도국 노숙자들 보다는
빵 조각이
쉽게 구걸되는 자부가 있을런지 알수는 없어도
곳곳에서 긴 기지게로
풍요속 빈곤을 항변하는
꼭꼭 숨어만 주면 고마울 공원 밤손님
일등국 고급노숙자들
왜 하느님은 저들에게도 모든 것을 주지 못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