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석현수
자유가 넘쳐
반전(反轉)과 역전(逆轉)
그리고 격돌(激突)로
복에 겨운 사람들의
분탕(焚蕩)질이 날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무지 불안하고 안쓰럽습니다
겨우 반백년인데
좌우(左右)의 심판마저 애매해지고
무엇이 무엇인지 영 알 수 없는
혼돈(混頓)의 나날이 계속됩니다
그러니 분단(分斷) 때 보다
더 마음들이 어지럽습니다
메가폰을 들고
아우성을 치는 이와
귀를 막고 문을 걸어 닫는 이들 때문에
뜨겁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아무리 그렇기로 서니
현충일 오전 나절
사이렌은 길게 울고 있어도
누가 죽었어도
뉘 덕에 살았어도
내 상관 아닌 사람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