著書/온달(2008)

현충일에

온달 (Full Moon) 2015. 4. 13. 15:17

현충일에

 

                            석현수

 

 

자유가 넘쳐

반전(反轉)과 역전(逆轉)

그리고 격돌(激突)로

복에 겨운 사람들의

분탕(焚蕩)질이 날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무지 불안하고 안쓰럽습니다

겨우 반백년인데

좌우(左右)의 심판마저 애매해지고

무엇이 무엇인지 영 알 수 없는

혼돈(混頓)의 나날이 계속됩니다

그러니 분단(分斷) 때 보다

더 마음들이 어지럽습니다

메가폰을 들고

아우성을 치는 이와

귀를 막고 문을 걸어 닫는 이들 때문에

뜨겁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아무리 그렇기로 서니

현충일 오전 나절

사이렌은 길게 울고 있어도

누가 죽었어도

뉘 덕에 살았어도

내 상관 아닌 사람이 많습니다

 

'著書 > 온달(20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를 기다리며  (0) 2015.04.13
연하장  (0) 2015.04.13
이른 아침에  (0) 2015.04.13
태양  (0) 2015.04.13
선인장  (0) 2015.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