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모음/운문

꽃과 언어

온달 (Full Moon) 2015. 5. 31. 09:40

 

                        사진제공: 빌라니

 

 

 

꽃과 언어

 

                             문 덕 수

 

언어는

꽃잎에 닿자 한 마리 나비가

된다

 

언어는

소리와 뜻이 찢긴 깃발처럼

펄럭이다가

쓰러진다

 

꽃의 둘레에서

밀물처럼 밀려오는 언어가

불꽃처럼 타다간

꺼져도

 

어떤 언어는

꽃잎을 스치자 한 마리 꿀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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