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빌라니
강아지 풀
황명걸(黃明杰)
길섶 여기저기 아무 곳에나 널려 있어
하나도 예쁜 데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강아지 풀
그런 너를 나는 사랑한다
범용한 나같이 주목 받지 못 하는 일년생 잡초라서
하지만 너는 선들바람에 흔들리면서도
몸을 세울 줄 안다
고개를 빳빳이 처 들지도 않고서
주눅 들어 고개를 떨구지도 않고서
쬐그만 계집애를 닮은 쑥부쟁이의
참한 아름다움을 시샘함 없이
은빛 삐비꽃 날리는 키다리 억새의
거드름일랑 무시한 채
숫제 높은 위는 올려다보지 않고
오직 저만치 얕은 데에서 자족하며
깜냥껏 저로서 있어 저로서 있어
네가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화랑갤러리 PP 대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