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모음/운문

강아지 풀

온달 (Full Moon) 2015. 6. 13. 18:35

 

                    사진제공: 빌라니

 

 

 

강아지 풀

 

 

                                             황명걸(黃明杰)

 

 

길섶 여기저기 아무 곳에나 널려 있어

하나도 예쁜 데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강아지 풀

그런 너를 나는 사랑한다

범용한 나같이 주목 받지 못 하는 일년생 잡초라서

 

하지만 너는 선들바람에 흔들리면서도

몸을 세울 줄 안다

고개를 빳빳이 처 들지도 않고서

주눅 들어 고개를 떨구지도 않고서

쬐그만 계집애를 닮은 쑥부쟁이의

참한 아름다움을 시샘함 없이

은빛 삐비꽃 날리는 키다리 억새의

거드름일랑 무시한 채

숫제 높은 위는 올려다보지 않고

오직 저만치 얕은 데에서 자족하며

깜냥껏 저로서 있어 저로서 있어

네가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화랑갤러리 PP 대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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