著書/美世麗尼(2018)

서문序文

온달 (Full Moon) 2018. 2. 21. 10:41

                           




서문序文

 

    

불러야 할 노래가 있다면 지금 부르십시오/ 당신의 해가 저물면 노래 부르기엔 너무나 늦습니다/ 당신의 노래를 지금 부르십시오. -Charles Haddon Spurgeon. 오늘은 분명 맑지만 내일은 혹시나 구름이 보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눈을 떴다. 그래 아직 할 일이 남았으니 맑은 날에 해놓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다시 책상에 앉았다.

 

나라안팎으로 혼돈의 한 해를 보낸다. 걱정했던 긴 터널을 무사히 건넜다. 사분오열로 갈라졌던 상처가 가까스로 봉합이 되어가고 있다. 영남, 호남을 갈라놓던 이들이 이제는 오른쪽, 왼쪽을 갈라서라며 편 가르기를 선동한다. 민초들은 그날그날이 빠듯하여 자신조차도 돌아볼 겨를이 없는데. 우와 좌라는 용어만 나와도 속이 메스껍다. 난세에 조용히 엎드려 지내는 것만으로도 애국이라 생각한다. 나라 걱정에 몇 줄 섞었을 뿐이니 무겁게 읽지 않기를 바란다.

         

평소 몽테뉴의 『LES ESSAIS』를 롤 모델로 글쓰기를 지향指向한다는 필자의 의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굳이 에세이집으로 이름 하였다. 에세이의 출발점은 성실하게 글을 씀이요, 남의 호평을 의식하기 보다는 꾸밈없는 자신을 그대로 내놓는 일이다. 『LES ESSAIS』의 대부분은 동양적인 서정보다는 쉽게 읽히지 않을 논조의 글이 대부분이다. 졸저 후반부에 몇 편의 논술을 가미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시답지 않은 글 그만두란다. 가족의 쓴 충고가 가장 좋은 약이 되리라. 요즈음 글 쓰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여기저기에 저서 한 권 들고 다니지 않는 문인이 없다. 일인일서一人一書 운동에 편승하여 다음 글을 위해 그릇을 비워낸다.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지 못해 출판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지 못하는 무명작가에게는 자비自費출판은 어쩔수 없는 대세大勢다. 떡도 빵도 생기지 않는 일에 가계부를 조여야 하는 아내에게 늘 미안하다.


2018년 새해에

석 현 수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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