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眼
박목월
나이 60에 겨우
꽃을 꽃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렸다.
神이 지으신 오묘한
그것을 그것으로
볼 수 있는
흐리지 않은 눈
어설픈 나의 주관적인 감정으로
채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꽃
불꽃을 불꽃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렸다.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고
충만하고 풍부하다.
神이 지으신
있는 그것을 그대로 볼 수 있는
至福한 눈
이제 내가
무엇을 노래하랴.
神의 옆자리로 살며시
다가가
아름답습니다.
감탄할 뿐
神이 빚은 술잔에
축배의 술을 따를 뿐.
박목월 시인의 개안을 읽고...일생 힘겹게 움켜 쥐고 있던 것들을 마음으로부터 하나씩 비워내고, 놓아 보내며 마음의 평안과 자유를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입니다.나이 예순이 되어서 비로서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삶이란 살아버린 생의 결론이 아니라 부댓기며 살아가던 생의 도정이란 것을요... 우연히 오늘 박목월님의 명시 開眼을 읽고 절절한 공감으로 덧붙이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