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모음/운문

낡은 집

온달 (Full Moon) 2020. 3. 17. 18:16




낡은 집

             박 영 호

 

내 몸을 눕힐 집이

너무 낡아 드나들 때마다

곳곳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무너질까 두렵다

내 영혼이 들어가 쉴 몸이

너무 오래 끌고 다녀서

반란을 일으키는지 움직일 때마다

곳곳이 쑤시고 덜거덕거린다

곳곳에 금이 가고 물이 새서

고치기에는 너무 낡아

리모델링이 되지 않는 집과

 

끌고 다니기에는

보이지 않는 상처 너무 많은

고칠 수 없는 몸

모든 것 허물지 않고는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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