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밭
성찬경
가만히 응시하니
모든 돌이 보석이었다
모래알도 모두가 보석이었다
반쯤 투명한 것도 불투명한 것도 있었지만
빛깔도 미묘했고
그 형태도 하나하나가 완벽이었다
모두가 이름이 붙어 있지 않은
보석들이었다
이러한 보석이
발아래 무수히 깔려있는 광경은
그야말로 하늘의 성좌를 축소해 놓은 듯
일대 장관이었다.
또 가만히 응시하니
그 무수한 보석들은
서로 빛으로
사방 팔방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 빛은 생명의 빛이었다
이러한 돌 밭을 나는 걷고 있었다
그것은 기적의 밭이었다.
홀연 보석밭으로 변한 돌밭을 걸으면서
원래는 이것이 보석밭인데
우리가 돌밭으로 볼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있는 것 모두가 빛을 발하는
영원한 생명의 밭이
우리가 걷고 있는 곳이다.
시인 성찬경
1956년 <문학예술>에 시 ‘미열’ ‘궁’ ‘프리즘’이 추천됨
세상 모든 것은 보는 이의 보기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 질수 있다.
시인이 걷는 돌밭은 시인이 찾아낸 보석밭이다.
돌밭을 걸으면서 지천으로 있는 자갈과 모래에서
하늘의 성좌 속의 별들을 찾아내는 심미안(審美眼)은
시인만이 가질수 있을 것인가?
세상의 모든 것은 존재의 의미와 더불어
그 가치를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여
세상은 처음엔 천국이었고, 보석 밭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땅의 모든 것을 사랑하자.
눈을 뜨고 하찮은 곳 어디든 심어다 놓은 생명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