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모음/산문

함께 살아가기

온달 (Full Moon) 2020. 5. 1. 21:11

 



함께 살아가기


 

옛날 옛적에 소와 사자가 첫눈에 반해 죽도록 사랑했답니다.

그래서 둘은 서로 결혼했습니다.

소와 사자는 서로의 엄청난 차이(?)를 알고 있었기에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소가 최선을 다해 맛있는 풀을 날마다 사자에게 대접했습니다.

"자기야, 요즈음 고기는 몸에 않좋잖아. 자 여기 몸에좋은

풀이 잔뜩있어, 먹어."

사자는 싫었지만 참고 먹었습니다.

사자도 최선을 다해 맛있는 살코기를 날마다 소에게 접대했습니다.

"자기야, 그래도 단백질을 섭취해야지. 어거 건강한 것으로만 골랐어."

어쩌겠습니까. 소도 괴로웠지만 참고 먹었습니다.

 

'사랑했으나 갈 길이 달랐다'는 유행가 가사처럼

이제 둘의 참을성도 한계에 다달았습니다.

그래서 둘은 마주앉아 서로의 불만을 토로했고,

죽도록 사랑해 결혼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계라는 벽에 부딪치고 보니

앞에 보이는 것이 없었습니다.

결국 사자와 소는 크게 다투고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소가 자신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고

사자가 사자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면

그들의 세상은 혼자사는 무인도와 다를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세상은 소만 있는 곳도

사자만 있는 곳도 아닙니다. 소도 있고 사자도 있습니다.

 

나 위주로 하는 최선, 상대를 보지 못하는 최선,

그것이 최선은 아닐 것입니다. 인간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고

함께하지 않는 순간부터 인간의 존재가치는 없어지는 것입니다.

나에게 좋은 것이라해서 상대방에게도 반드시

좋은 것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나에게는 중요한 것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쓰레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세상입니다.

서로 배려하고 이해해 주는 것만이 함께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최선의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이강수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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