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모음/운문

밥상

온달 (Full Moon) 2020. 6. 22. 13:51

 

밥상

 

                            이 준 관

 

 

밥상을 받을 때마다

나는 상장을 받는 기분입니다.

사람들을 위해

세상을 위해

별로 한 일도 없는데

나는 날마다 상

푸짐한 밥상을 받습니다.

 

어쩐지 남이 받을 상을 빼앗는 것 같아서

나는 밥상 앞에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나는 떨리는 두 손으로

밥상을 받습니다.

그리고 무릎을 끓고

밥상 앞에 앉습니다.

오늘은 무엇을 했는가

참회하듯.

 

'좋은 글 모음 > 운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월에 쓰는 편지  (0) 2020.06.27
꽃피는 날은 떠나지 마라  (0) 2020.06.24
  (0) 2020.06.17
풀 되리라  (0) 2020.06.15
호박꽃 사랑  (0) 2020.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