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레이크여 안녕(Good bye Salt Lake city) / 석현수
1.
아침이 벌써 밝았구나
할머니는 베이컨 냄새를 풍기며
우리를 위해 팬 케이크를 준비 하신다.
원래는 할아버지의 주특기였다
할아버지가 생각 키워
어제 저녁 할머니께
특별히 아침은 팬케이크를 먹고 싶다고 했던 것이다.
하얀 밤을 지샌것은
두고 온 집 생각 때문만이 아니다
밤과 낮이 바뀌어서만이 아니다.
지난해 꼭 이날 세상 떠나신
할아버지 생각이 간절해서 였기 때문이다.
사전 예약해 놓은 콜택시(Express Shuttle)가
문 밖에서 부릉부릉 도착기미를 알리고
개짖는 소리 요란하니
드디어 떠나야 할 시간인가 보다.
다시오마 기약없는 약속으로
할머니를 안고 또 안아 보지만
언제 다시 이런 긴 여행
가능이나 할런지?
할머니께는 또 오마고, 올수 있다고
긴 포옹을 드렸다.
아차 또 손쉬운 약속을 하고 말았나 보다
2.
할아버지댁과의 인연은
스무 다섯 해 되고
이 도시 (Salt Lake City)와의 인연도
그만큼이다.
1978년 봄에 처음 뵈었고
품질부서에서 교육을 받았고
할아버진 내 교육을 담당했었다.
짧은 인연 후 우린 대수롭지 않게 헤어졌으나
이후 1984년 다시 가족을 이끌고
그곳에 갔고,
할아버지는 그만 우리 할아버지가 되었다.
아이들 입학이며
은행이며, 집 얻기며, 자동차,
학교에 선생님 사친회(PTA)까지
모두는 할아버지 몫이었고
자연스런 우리 할아버지(Grandpa)가 되시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삭막한 이국생활 바람막이 되시고
기르는 정으로 그 나라를 알려주시던 분
이후에도 인연은 계속이어져
멀고 먼 두나라를 오가기를 자주 하였다
할아버지는 두 번 나오시고
우리가 두 번 가 뵈었으니
그 사이 강산이 두어번이나 바뀌었구나
3.
할머니가 챙겨놓으신
할어버지 생전의 모자며,시계며, 그리고 반지
아끼시던 스위스 오피스 등산용 칼 한자루
내게 주신 그분의 유품이다
찾아온 묘지,
미국에는 제사도, 무어도 없다고 하며
모두들 현충일(memorial day)로 기념한다니
내가 치러야할 관례 또한 아무것도 없고
화환(wreath) 하나가 고작이다.
생각이 어려
묘비앞에 묵념도 짧게한채
얼른 화환을 놓고 춥다고 웅크리는
산(生)자들의 무성의 함을
할아버지는 노여워하시진 않으시고
아니다 춥다 어이들 가라 하셨을 게지요
돌아가시기전
내 죽거든 넌 멀어서 오지 않아도 좋으니,
살아생전 한번 다녀 가라시던 전화가 왔고
그해 시월 달려가 뵈었을때 얼마나 기뻐 하셨는지
그후 채 석달 못되어 명을 달리하시니
어리석게도 그런 약속 위안삼아
장례에 가지 못한 부끄러움
첫 기일에나 다녀 간다는 걸음이 되고 보니
지난해 오늘 돌아가신날
그러니 1년을 기다렸네요.
늘상
아들 같다고 하신말
손주 같다고 하신말
파란눈 뜨거운 정으로 남긴 그 무엇
우정(友情)인가 부정(父情)인가
할아버지는 오래 오래
둘도 없는 분이되시어 기억 되리라.
잘있거라 유타 솔트레이크여
언제 다시 이곳을 오려나
깊은 정(情) 뿌리를 내렸으나
우리는 비행기 트랩에 오르는도다
4.
비행기는 활주로를 박차고
밖은 아침 햇살에 선명해 지누나
빨강, 파랑, 흰색등등의 자동차들이
빛을 되 뿜는 넓은 주차장을 뒤로하고
억센 힘줄처럼 뻗어간 길들
바둑판을 펼친듯 질서 정연한 시가지며
먼산에 사슴이라도 보일 듯한
소금 바다 가운데 Antelope Island
언제 다시 올수 있으려나
할머니가 계신곳이 저기 어디쯤이련가
델타 항공기는 벌써 고도를 잡은 듯
시트벨트 사인도 꺼지고
솔트레이크는 이렇게 멀어져 갔다.
민둥산에 그어진 길들
몰몬교 교주 브링엄 영(Bringham Young)이
서부 마차(wagon)를 몰아
솔트레이크로 가던 길인가
산지나면 평야
평야 지나면 산
산 지나면 또다시 불모지(swage brush)
모기처럼 아래를 나르는 경비행기
깨벌레처럼 길게 늘어져 꿈틀 거리는 기차
우리가 골든 스파이크(Golden spike)와
유니온 퍼시픽(union pacific)을 기억해 내었을 때는
비행기는 유타주를 벗어나서
라스베가스 상공을 날고 있었다.
유타주는 이렇게 멀어져 갔다
아름다운 할아버지의 추억을 뒤로 남긴채
Good bye Salt Lake city!
We love you much much more,
Good bye Grandpa and Grandma!
사랑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할아버지 할머니여
Patt & Robert Gri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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