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모음/운문

첫 사랑

온달 (Full Moon) 2020. 5. 11. 08:41





첫 사랑

                        유 시 화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

지붕에 올라 갔다가

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내가 시인의 사고 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

희망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

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

누가 그걸 옛 수첩에다 적어 놓은 걸까

그 지붕 위에

별들처럼

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

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





'좋은 글 모음 > 운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은 새와 같아서  (0) 2020.05.29
봄날도 환한 봄날  (0) 2020.05.27
어머니  (0) 2020.05.08
春 信  (0) 2020.05.06
새는 날아 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0) 2020.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