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즐기고 바로 행복하라
옷장을 열고 살펴봅니다. 오늘은 어떤 옷을 입고 나갈까를 생각합니다. 옷이 그렇게 많지 않기에 다행입니다. 어제 입은 옷을 그대로 입는 것보다는 약간의 변화를 주면 좋겠지요. 마침 원단이 모두 같아서 옷 모양새만 조금씩 다른 정도라면 선택은 어렵지 않습니다만 이는 곧 개성이요 취향이니 누가 뭐라고 거들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미묘한 차이에도 마음이 즐거워질 수 있다면 마음 끌리는 것 하나를 입고 밖을 나서겠지요.
행복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까를 생각합니다. 행복해지는 방법도 많겠지만 거개擧皆가 엇비슷하여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선택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이면 좋겠지요. 요즈음 유행하는 행복이야기들을 골라보았습니다. 서로 크게 다를 것도 없어서 이 중 어느 것을 골라도 무난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행복은 계절을 타거나 개인취향이라는 이유로 크게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마치도 원사이즈 피트 올one-size-fits-all 모자 같아서 누가 써도 어울릴 것 같아서이지요.
■ 만족이 곧 행복이다
지족상락知足常樂, 만족할 줄 알면 항상 즐겁다는 뜻입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지요. 분수를 알고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으면 걱정이 없는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의미랍니다. 현실에 만족하면 비록 가난하게 살더라도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을 것이고, 남과 비교하면서 만족하지 못하면 불행해집니다. 늘 불만이 가득하고 긍정적이 아닌 부정적인 시각으로 사람과 사회를 바라보게 될 때 그만큼 스트레스가 쌓일 것이니까요.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만족하는 삶을 사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겠지요.
■ 오늘을 즐겁게
까르페 디엠Carpe diem : 호라티우스Quintus Horatius의 시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카르페'(Carpe)는 ‘뽑다, 즐기다, 잡다’의 뜻이며 디엠(Diem)은 '날'을 의미합니다, 우리들은 ‘현재를 즐겨라’로 번역된 것을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공부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일러주는 명대사이기도 합니다. 거기에는 현재를 잡아라(Seize the day)로 되어있고, 우리는 약간 변형을 만들어 현재를 즐겨라로 번역했지요. 내일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희생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결과는 하늘이 정하는 것이고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과정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과에 대한 염려로 과정을 즐기지 못하면 현재도 미래도 둘 다를 잃는 어리석은 짓이 될 것입니다. 성공해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한다는 것입니다.
■ 멀리보다는 당장 눈앞의 행복을
욜로YOLO는 ‘You only Live once’를 뜻하는 영어문장의 앞 글자를 딴 용어입니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말입니다. 자신의 지금 행복을 가장 중시합니다. 미래 또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자신의 지금 행복을 위해 소비를 하는 생활입니다. 다만 오늘에 충실하겠다는 의지이지요. 적게 소유하는 삶을 통해 만든 시간과 공간의 여유를 하고 싶은 일이나 여행, 취미 등에 집중하는 것이라 하네요. 욜로족은 내 집 마련, 노후 준비보다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 생활, 자기계발 등에 돈을 아낌없이 씁니다. 이들의 소비는 단순히 물욕을 채우는 것을 넘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충동구매와는 구별이 되겠지요. 미래를 위해 투자했던 기성세대와는 다른 삶의 방식입니다. 아끼고 모아 부자 되기보다는 지금 가진 것으로 현재 삶을 풍요롭게 만들겠다는 가치관으로 살고 있습니다.
■ 아담하고 소박한 행복부터
휘게Hygge는 덴마크어로 웰빙Wellbeing을 의미합니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안락함, 편안함’이란 뜻이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단순하고 소박한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편안함과 만족감을 느끼는 상황이나 감정까지를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덴마크는 겨울이 긴 나라로 가정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이로 인해 자연스레 집안을 가꾸는 산업이 발전했으며 인테리어도 간결하면서도 편안함과 휴식을 추구할 수 있도록 꾸미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편안한 공간이 마련되면 다음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적은 수의 사람들이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가 따릅니다. 일상에서 스스로를 너무 압박하지 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행복과 만족감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휘게의 생활입니다. 우리로서는 작은 것에 만족하는 웰빙 쯤으로 생각하면 되겠지요.
이상에서 네 가지의 행복에 이르는 길을 살펴보았습니다. 동양의 노자도 욕심을 내지 않고 남과 비교하지 않는 삶을 권합니다. Carpe diem은 지금을 즐기라고 하고 있고, 투데이(Today)족은 인생은 한 번뿐이니 오늘을 즐기라고 권합니다. 미래에 있을 행복을 꿈꾸기 보다는 당장 현실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소박한 생활을, 덴마크의 휘게 역시 현실에서 즐거운 시간을 찾으라며 아담하고 소박한 행복부터 찾아가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네 가지의 공통분모는 모두 미래가 아닌 현재의 즐거움과 행복입니다. 행복은 신의 축복으로 내려 보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 속의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날의 과정이 즐거워야 결과도 마찬가지 즐거워질 것입니다. 행복은 후일 목을 빼고 발표를 기다리게 하는 행운권 당첨이 아닙니다. 그 자리에서 긁어서 100% 당첨의 즐거움을 가지는 즉석 복권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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