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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사람답게 바로 삽시다

사람답게 바로 삽시다 기원전 399년 봄, 70세의 노철인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감옥에서 독배를 마시고 태연자약하게 그의 생애의 막을 내렸다. 그는 자기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아테네의 5백 명의 배심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 떠날 때는 왔다. 우리는 길을 가는 것이다. 나는 죽으러 가고 여러분은 살러 간다. 누가 더 행복할 것이냐, 오직 신神만이 안다." 나는 62년 7월과 82년 1월 두 번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고 죽은 그 유명한 감옥소의 유적을 찾아갔다. 소크라테스는 40세에서 70세에 이르기까지 약 30년 동안 아테네 시민의 정신혁명을 위하여 그의 생애를 바쳤다. 부패 타락한 아테네 사람들의 양심과 생활을 바로잡기 위하여, 교만과 허영 속에서 방황하는 청년들의 인격을 각성시키기 위하여 그는 아테..

불씨

빙하기가 한창이던 8만년 전에 불씨는 집단의 생존과 직결된 절대적 존재였답니다. 당시 불을 지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실수로 불을 꺼트린 원시인은 동료들에게 맞아죽었답니다. 원시인이 생존의 불씨를 꺼트리면 동료에게 '타살'됐지만 현대인이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면 '자살'과도 같습니다. 원시인이 불씨를 스스로 살리는 법을 배웠듯이 현대인도 희망의 불씨를 스스로 만드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정지완의 '희망의 불씨'에서 발췌

온달/稗說 2020.10.13

2020 노벨문학상 루이스 그릭(Louise Glück)

Louise Glück The Swedish Academy has decided to award the 2020 Nobel Prize in Literature to Louise Glück 노벨문학상 수상 글릭,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휩쓴 미 대표 시인. 루이즈 글릭은 적어도 한국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그러나 그는 2003~2004년 미국 계관시인을 지냈으며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미국 시단의 대표적 인물이다. 글릭은 1943년 미국 뉴욕시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그가 어릴 적부터 그리스 신화와 잔다르크 이야기 같은 고전들을 가르쳤고 그는 어린 나이에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스 신화와 성서를 비롯한 신화와 역사, 고전 등에서 소재를 취해 개인적 상실과 욕망을 명료하게 표현..

알아서 간다고 전해라

알아서 간다고 전해라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을 담은 노래로서 나잇대 별로 죽기 싫은 이유를 위트 있게 표현한 것이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 노래는 1995년에 김종완 작곡자가 20년 전 친구 아버지가 50대에 죽자 자식들이 애타게 우는 모습을 보고서 좀 더 오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 노래 말을 지었다고 했는데, 20년이 지난 요즘 이 노래가 더 실감나는 것은 바이오산업과 함께 100세 수명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가장 뚜렷한 변화는 ‘내 주위엔 아무도 없어’라는 마음으로국민연금 자발적 가입자가 지난해엔 30%나 증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100세 수명이 가능해 지면서 이렇게 오래 사는 것이 과연 축복인지 저주인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예금통장

예금통장 조향미/ 시인, 교사 잔고가 얼마 안 남았다 월금날은 한참 남았다 들여다보니 쌀통 김치 통 꽤 남았다 냉장고에 시든 고추 파 두어 뿌리 평소에 살피지도 않았던 뒤 베란다 감자 양파 몇 알도 쓸 만하다 옷장엔 묵었으나 옷들은 많고 책장엔 읽지 못한 책들도 많다 모든 것은 풍요하고 너끈하다 조금 비어서 기분 좋은 위(胃)처럼 잡풀을 쳐낸 생의 앞마당은 여백이 널찍하고 식탁은 신선한 허기(虛飢)로 풍성하다 예금통장이 빈 도시락처럼 달그락 거릴 때면 푸석 푸석 곰팡이 나는 녹에 파묻혀 있던 낡고 헌 사물들의 말간 얼굴들이 보인다 잘 닦으면 은은히 청동 빛이 난다 또한 뿌듯한 일 며칠 지나도 헐렁한 쓰레기통 죄를 덜 지었다는 증거다 가을볕에 잘 마른 무명수건 처럼 제법 깔깔해진 마음으로 물기 젖은 누구의..

친절함과 겸허함

친절함과 겸허함 남달리 믿음이 좋은 어떤 사람이 랍비에게 불만스럽게 말했다. “나는 지금껏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에 온 정성을 다 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발전이 없습니다. 나는 역시 무식하고 재주없는 시시한 놈일 뿐입니다.” 이 말을 들은 랍비는 기쁜 표정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당신은 큰 축복을 받을 것이오. 자기 스스로 자신이 어떻다는 지혜를 배웠소. 당신의 겸허한 태도가 바로 그것이오.” 여기서 말하는 겸허란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상대방을 인정하는 일이다. 자기만을 내세우지 않고 상대의 의견과 뜻을 인정하려고 노력한 태도이다. 친절함과 겸허는 한 형제와 같다. 결코 겸허해지지 않고 친절할 수 없으며, 친절하지 않고는 겸허해 질 수가 없다. - 탈무드 -

온달/稗說 2020.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