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요, 사랑은 무서워요, 사랑은 석현수 마음 다쳤잖아요 거봐요 우리 둘은 동산에 걸린 높은 달만 보아야 한다니까요 산, 들, 내를 건너뛰며 무릅쓰는 건 좋지 않아요 짧은 웃음 당신 뒤에 절인 듯 배인 허망 같은 것 모를 리 없지요 별 별 아닌 척 하기가 얼마나 별것이 되는지요 머리가 몹시 아파요 사.. 著書/나부랭이(2009) 2015.04.14
로망스 그레이Romance Gray 로망스 그레이Romance Gray 석현수 서로들 발목에는 보이지 않는 시치미가 달려있거든 ‘이건 내 것’ 아무리 도망을 간다 하더라도 새는 주인의 시야를 벗어날 수 없는 행복한 구속을 누리지 한 눈 팔고 시치미 떼면 바로 재앙일 것이야 어느새 자라나는 연모 감당할 길 없어 여기서 멈춰서.. 著書/나부랭이(2009) 2015.04.14
늦바람 났나봐 늦바람 났나봐 석현수 빈 깡통 툭툭 냅다 지르며 한길 쏘다니는 불량 청소 년이 되자. 지그재그 걸음 걸으며 돼먹지 못한 시나 리오 엮자. 사람들이 철딱서니 없다 욕하든 말든. 창 넘어 어디론가 봄처녀 찾아 휘르륵 휘륵 휘파람을 날리자. 어디에 꼬불쳐둔 뒷심 아직 남아 봄 타는가 봐. .. 著書/나부랭이(2009) 2015.04.14
동문서답 동문서답 석현수 환율 좀 보세요? 환율이 얼마나 좋은지 하도 좋아 전화를 드렸습니다 1270원! 환율, 저도 보았어요, 1270원! 정말 좋은 날이예요 아니, 하늘 좀 보시라니까요 얼마나 좋은지 구름 한 점 없어요 글 쓰시는 분이시라 저 혼자 보기가 아쉬워서 그래요 著書/나부랭이(2009) 2015.04.14
늦었어 늦었어 석현수 아직 아직 하다가 벌써 늦었어 여기까지 오기 전에 그만 두는 건데 상처를 주기 전에 그 상처 내게로 되돌려 받기 전에 옛날에 버~얼써, 이미 유리에 금 가듯 좌르륵 쏟아져 내렸어야 하는 건데 아직 아직 하다가 늦어도 한참 늦었어 著書/나부랭이(2009) 2015.04.14
순이順伊 순이順伊 석현수 뜨고 저 버린 달처럼 지난 봄 희미한 꽃향기처럼 모습이 아슴푸레한 미완성의 순이 들 순이, 너를 향해 소월의‘초혼’을 목 놓아 불렀던 산등성이 그날 혼미한 아지랑이는 아직 남아있을까 순이, 착하고 순했던 동백꽃에 묻어 왔던 섬 처녀 내음 그때, 우리가 불렀던 사.. 著書/나부랭이(2009) 2015.04.14
어려운 말 어려운 말 석현수 ‘그립다’ 그게 쉬운 말이 아니야 한참 어려운 말이지 뒤에 숨긴 ‘사랑 한다’ 는 마음을 들켜버리는 것이기에 著書/나부랭이(2009) 2015.04.14
욕봤다 욕봤다 석현수 마누라 죽고 석 달 만에 재혼한 친구를 모두는 웃긴다고 했다 애정이 없어 굳은 언약 변해 회춘이 어쩌고 저째 모두들 죄 많을 소리 오죽하면 석 달 만에 백기를 들었을까 모래라도 씹었겠지 석 달 만에 무릎을 꿇다니 얼마나 울었을까 밤새 울었겠지 정하나 덮어놓을 자리.. 著書/나부랭이(2009) 2015.04.14
잘못 짚었어요 잘못 짚었어요 석현수 의사 선생님 이름을 따서 병원 이름 붙이는 곳이 많 아졌지요. IT 시대를 맞아 톡톡 튀는 이[齒]편한 치 과(e-편한 치과)라는 곳도 있긴 하지만 평소 단골로 다니는‘은혜치과’이李원장님께 자랑 삼아 본인 시집 한권을 드리기로 했지요. 담당 간호 사왈, 원장님.. 著書/나부랭이(2009) 2015.04.14
차라리 어둠이라면 좋겠다 차라리 어둠이라면 좋겠다 석현수 죽여라 살려라 쑥대밭에 난장판에 뱀 혓바닥처럼 날름거리는 불꽃들이 세상을 삼키고 있다 촛불은 더 이상 천사가 들었던 사랑의 불이 아니며 나이팅게일 선서를 위한 캡 너스Cap nurse의 다소곳한 고개 숙임이 아니다 위협이며 공포며 방향을 모르는 광.. 著書/나부랭이(2009) 201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