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言〕놀다 말〔馬,言〕놀다 석현수 1. "네가 끌도록 하여라." 양반이 종에게 일렀지만 종은 이내 지쳤다. "좀 바꾸면 안 될까요?" 그러자 양반은 버럭 화를 냈다. "말〔馬〕 시키지 마!" 한참 후 종이 다시 양반에게 물었다. 이제는 양반도 지쳤다. "부디 말〔言〕 좀 들어라!" 종은 울상이 되었다. 말〔.. 著書/말을타고(2012) 2015.04.16
학문에도 볕들 날 있다 학문에도 볕들 날 있다 석현수 학문이라니, 학문學問인가? 학문學文인가? 학문學問은 배우고 익히는 것이며, 학문學文은 『서경』, 『시경』, 『주역』, 『춘추』, 예禮, 악樂 등의 시서詩書ㆍ육예六藝를 배우는 일을 말함이다. 외과의사가 간판으로 내건 학문이라는 단어는 사전적인 위 .. 著書/말을타고(2012) 2015.04.16
무섭다고 그리오 무섭다고 그리오 석현수 창문 앞에서 야구 방망이질을 하는 아이들을 나무랐더니 지하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 바퀴를 펑크 내 놓았다. 얼굴이 비슷비슷하여 이 아이가 저 아이 같으니 찾을 수가 없다. 벌떼인 줄 모르고 벌집을 쑤셨다며 오히려 이웃들이 웃었다. “제1의 노인이 무섭다.. 著書/말을타고(2012) 2015.04.16
강남江南콩(?) 콩깍지 강남江南콩(?) 콩깍지 석현수 한번 필이 꽂히면 생각을 되돌려 놓기가 쉽지 않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확인, 재확인하라지만 그것 또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강릉에 수필의 날 행사가 있어 사당역 ➀번 출구에 모여 함께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불행하게도 나는 강남역 ➀.. 著書/말을타고(2012) 2015.04.16
우린 아니야! 우린 아니야! 석현수 아내는 한참이나 끙끙거리다가 “아~” 하는 비명을 질렀다. 당황한 나머지 얼른 아내의 입을 틀어막았다. 자정을 넘긴 시간이라 잠자리에서 새어나가는 여자의 신음 소리는 누가 들어도 갑남을녀甲男乙女의 허튼 일이라 여길 테니 남세스런 오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著書/말을타고(2012) 2015.04.16
지룡地龍이 지룡地龍이 석현수 나는 벌거벗은 몸이다. 땅이나 파먹고 사는 바닥인생을 자처하며 목숨을 내놓고 산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러 밖을 나서고 빛이 들면 구덩이로 굴러들어 난세에는 가만히 엎디어 지낸다. 나는 무골호인이며 안으로 삭이는 능력이 탁월해 남들에게 여간해서는 나의 속.. 著書/말을타고(2012) 2015.04.16
쓸데없는 참견 쓸데없는 참견 석현수 죽는소리 그만들 해라! 하느님도 좀 쉬어야 하지 않겠니. 인간들 탐욕이 멈춰서야 주님도 따라서 쉴 수 있을 텐데.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 주님은 엿새 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들고, 이렛날에는 쉬셨다.” (탈출기 20,8~11) .. 著書/말을타고(2012) 2015.04.16
남자한테 좋은데 남자한테 좋은데 석현수 “남자한테 좋은데” 유달리 시선을 끄는 광고다. 직접 말해줄 수는 없다면서 은근히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차마 노골적으로 말하지 못하겠다는 엄살이 더 노골적인 상상을 유도한다. 선정적이거나 미풍양속을 해치는 단어 한 자 쓰지 않고 충분히 성적性的이.. 著書/말을타고(2012) 2015.04.16
목욕탕 서열 목욕탕 서열 석현수 네가 내 것 보고 내 또한 네 것 보니 서로 가릴 것 하나 없고 쑥스럽지 않아서 좋다. 수증기가 연기처럼 자욱한 곳을 밀림이라 하자. 물을 물 쓰듯 하며 고개를 숙이고 연장을 갈고 있는 이들을 원시인이라 하자. 밀림 속의 원시인들, 동굴마다 털 봉숭아들이 땀을 흘리.. 著書/말을타고(2012) 2015.04.16
수필에서의 ‘변화’를 말하다 수필에서의 ‘변화’를 말하다 -운정 윤재천 선생을 중심으로- 석현수 들어가며 운정 윤재천 선생 (이하 운정으로 줄임)의 수필에 대한 화두는 언제나 ‘변화’다. 이러한 의미에서 운정은 수필 계에 ‘변화’를 위해 보내온 전령傳令이라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달을 보라면 달을 보아야.. 著書/말을타고(2012) 2015.04.16